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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 모니터링, 커프 혈압과 동맥압의 차이

by 허니봉보로봉 2026. 1. 16.

혈압 모니터링, 커프 혈압과 동맥압의 차이
혈압 모니터링, 커프 혈압과 동맥압의 차이

 

중환자실에서 혈압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자주 오해되는 지표다. 팔에 감기는 커프 혈압과 손목이나 팔에 연결된 동맥압 수치는 같은 ‘혈압’으로 불리지만, 측정 방식과 임상적 의미는 크게 다르다. 특히 신경외과 중환자실에서는 혈압이 곧 뇌관류와 직결되기 때문에, 어떤 혈압 수치를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가 치료 방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글에서는 15년 차 신경외과 ICU 간호사로서 현장에서 반복해서 경험한 기준을 바탕으로, 커프 혈압과 동맥압의 차이가 무엇인지, 언제 어떤 수치를 신뢰해야 하는지 사실 중심으로 정리한다.

같은 혈압인데 왜 숫자가 다를까

중환자실에서 보호자들이 가장 혼란스러워하는 순간 중 하나는 커프 혈압과 동맥압 수치가 다르게 나올 때다. 팔에 감긴 혈압계로 잰 값은 110인데, 모니터에 표시된 동맥압은 95로 보이면 “어느 게 맞나요?”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이 질문은 매우 합리적이다. 두 수치 모두 혈압이라고 불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커프 혈압과 동맥압은 같은 개념이 아니다. 커프 혈압은 간헐적으로 측정되는 ‘추정치’에 가깝고, 동맥압은 혈관 안에서 실시간으로 측정되는 ‘직접값’이다. 이 차이는 측정 정확도의 문제를 넘어, 중환자실에서 어떤 혈압을 기준으로 치료 결정을 내릴 것인가와 연결된다.

신경외과 ICU에서는 혈압을 단순히 높고 낮음으로 보지 않는다. 혈압은 뇌로 가는 혈류를 유지하는 핵심 요소이며, 작은 변동도 뇌 손상 환자에게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그래서 혈압 측정 방식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필수다.

 

커프 혈압은 간편하지만 한계가 분명하다

커프 혈압은 팔에 커프를 감고 공기를 주입해 혈관을 압박한 뒤, 혈류가 다시 흐르기 시작하는 지점을 통해 혈압을 추정하는 방식이다. 비침습적이고 간편하며, 일반 병동이나 외래에서 널리 사용된다. 환자에게 부담이 적다는 점에서 장점이 크다.

하지만 중환자실에서는 이 간편함이 한계가 된다. 커프 혈압은 일정 간격으로만 측정되며, 측정 순간의 상태만 반영한다. 환자가 움직이거나, 떨림이 있거나, 혈관 수축이 심한 경우에는 오차가 커질 수 있다. 특히 저혈압 상태에서는 실제보다 높게 나오거나, 반대로 정확한 수치를 잡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신경외과 ICU에서는 혈압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뇌압 상승, 출혈, 약물 조절 과정에서 혈압은 분 단위로 흔들릴 수 있다. 이때 커프 혈압만으로는 변화를 즉각적으로 감지하기 어렵다. 그래서 일정 기준 이상으로 상태가 불안정한 환자에게는 동맥압 모니터링이 필요해진다.

동맥압은 동맥에 직접 카테터를 삽입해 혈압을 실시간으로 측정한다. 파형과 함께 수치가 연속적으로 표시되기 때문에, 혈압 변화의 방향과 속도를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정확하다’는 차원을 넘어, 치료 반응을 즉시 평가할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 승압제를 조절할 때, 커프 혈압은 약물 효과를 몇 분 뒤에야 반영하지만, 동맥압은 거의 실시간으로 반응을 보여준다. 신경외과 환자에서 뇌관류압을 일정 범위로 유지해야 할 때, 이 차이는 매우 중요해진다.

 

어떤 혈압을 볼 것인가는 상황의 문제다

커프 혈압과 동맥압 중 어느 하나가 절대적으로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두 방식은 목적이 다르다. 커프 혈압은 안정적인 환자의 전반적인 상태를 확인하는 데 적합하고, 동맥압은 급격한 변화가 예상되거나 정밀한 혈압 조절이 필요한 상황에서 필수적이다.

신경외과 중환자실에서는 혈압이 곧 뇌를 살리는 변수로 작용한다. 그래서 동맥압 모니터링이 흔히 사용된다. 이는 환자가 더 위중해서가 아니라, 그만큼 정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미에 가깝다. 숫자가 많아지고 선이 늘어날수록, 그만큼 더 세밀한 관찰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이해하는 것이 맞다.

15년 동안 현장에서 느낀 점은 분명하다. 혈압 수치 하나를 놓고 어느 것이 맞는지 묻기보다, 지금 이 환자에게 어떤 혈압 정보가 필요한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혈압은 숫자가 아니라 맥락이다. 그 맥락을 이해할 때, 커프 혈압과 동맥압은 서로 경쟁하는 수치가 아니라 서로를 보완하는 도구가 된다.

 

※ 이 글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정보 제공 목적의 글이며,
실제 치료 및 판단은 의료진의 종합적 평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